[퓰러 교수 단독 인터뷰] 도시계획 및 부동산 개발학의 대가 GMU 스티븐 퓰러 교수
조지메이슨대(GMU)의 스티븐 퓰러 교수(공공정책 및 지역 개발학)는 도시계획과 부동산 개발학의 대가로 통하는 학자다. 최근 알링턴에 있는 GMU캠퍼스 내 한 회의실에서 인터뷰를 위해 만난 퓰러 교수는 깔끔한 정장에 머리를 잘 빗어 넘긴 ‘신사’였다. 올해 70세라는 그의 나이를 듣고 깜짝 놀란 기자에게 “유전적인 영향도 있겠지만 끊임없이 연구하고, 가르치면서 즐겁고 활기차게 살기 때문에 젊게 보이는 것이지 손자, 손녀를 둔 나이든 할아버지”라며 밝게 웃었다. 그는 앞으로의 경제 상황에 대해서도 “꽃 한 송이 피었다고 봄이 왔다고 할 수는 없듯이 일부 경기지표가 ‘봄’의 신호를 보이고 있지만 경기회복의 후행 주자인 실업률이 회복돼야 모두가 봄이라고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올해 전국 경제는 2.6~2.7%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며 “제조업계의 회복으로 국내총생산도 2008년 12월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국 경제의 현 주소는. “현재 회복의 초기 단계라 할 수 있다. 공식적인 회복 시점은 나오지 않았지만 비공식적으로는 지난해 5~6월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회복시작 이래 8개월이 지났지만 진행속도는 매우 느리다. 제조업계는 이미 지난해 4~5월부터 회복이 시작됐다.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도 한 몫을 했다. 주식시장도 경기침체 이후 손실규모의 약 75%정도는 회복했다고 본다. 주택시장은 지난해도 가격하락을 겪었고 아직 회복세로 돌아선 것은 아니다. 고용시장은 가장 마지막으로 회복되기 시작할 것이다.” -미국 경제의 핵심인 소비심리는 살아나는 조짐이 아닌가. “소비자들의 경우 아직 경기회복이 피부로 와 닿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컴퓨터 칩이나 사무실 용품 등은 이미 판매가 늘기 시작했다. 소비심리가 전적으로 살아난 것은 아니지만 지난 1월 소매업계 판매도 증가한 것으로 나왔다. 흥미로운 사실은 소비자들의 신용카드 사용 등 빚이 줄은 것이다. 소비는 늘고 부채가 감소했다는 것은 소비자들이 카드 대신 저축한 자금을 사용했다는 의미다. 심리적으로 경기가 불안할 때는 저축자금을 건드리지 않는 게 보통이다. 소비자들이 경기에 대해 걱정을 하면서도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은 커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워싱턴 일원 경기는 어떤가. “워싱턴 경기는 LA, 뉴욕, 시카고 등 전국의 주요 메트로 지역에서 입은 타격보다는 충격이 덜했고 메트로 지역 중 실업률도 가장 낮다. 현재 이 지역 실업률은 6.2%로 3년 전보다는 배에 가깝지만 다른 주요 도시들과 비교하면 4%포인트 이상 차이가 날 정도로 우세하다. 이 같은 힘은 정부 중심의 경제구조가 불황 충격에 대한 쿠션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경기회복의 시기는 언제쯤으로 보나. 경기회복도 심리적인 영향이 크다. 사람들이 새 차를 장만하거나 주택판매가 회복되면서 경기회복도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나 다수의 사람들이 피부로 경기회복을 느끼려면 잃었던 자산이 예전 수준으로 회복 되야 한다. 이렇게 되려면 앞으로 1,2년은 더 걸릴 것이다. 보통 주택가격의 경우 거품이 있었지만 경기침체 전후로 보통 25%의 가치하락을 겪었다. -실업률이 관건인데. “실업률이 하락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좋은 신호다. 일자리 수는 지난 27개월 동안 줄었다. 그러나 감소폭이 좁혀지고 있다. 지난해 2월 80만개의 일자리가 줄었었지만 올해 2월에는 3만6000개의 일자리만 줄었을 뿐이다. 실업자들이 구직활동을 멈추면 실업률이 내려가는 것으로 보일 수는 있다. 하지만 경기회복 기미가 보이기 시작하면 구직활동을 재개할 것이다. 이 때 실업률이 반짝 오를 수도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올해 5,6월 대학 졸업생들도 구직활동에 합세하면서 두드러질 것으로 본다. 올해는 실업률이 등락을 반복하면서 9.5~9.2%대를 유지하다가 연말에 8%대로 내려갈 것이다. 내년에는 회복세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다.” -워싱턴 지역의 한인 경제는 미국 경제와는 또 다른 구조다. “그렇다. 한인 커뮤니티는 페어팩스 카운티와 몽고메리 카운티 등에 집중돼 있다. 한인들의 경우 노동집약적인 비즈니스보다는 소매업이나 공무원, 서비스 업 등에 분포돼 있기 때문에 가장 건설, 건축 등에 집중돼 가장 큰 타격을 입은 히스패닉계보다 불황 타격이 덜했다. 워싱턴 경기와 마찬가지로 경기회복과 함께 동반 회복될 것으로 본다.” ☞스티븐 퓰러 교수는 누구... 조지워싱턴대(GWU)에서 도시계획 및 부동산 개발학 교수로 25년을 재직하면서 학과장 등을 지냈다. 그는 500편 이상의 논문과 보고서 등을 저술했다. 이중 페어팩스 카운티 등 워싱턴 메트로 지역에 대한 연구결과도 상당수다. 퓰러 교수의 주요 연구 분야는 미국 및 워싱턴 지역의 경제동향과 그 영향 분석, 주택정책, 부동산 개발, 인구 전망, 고용 시장 등이다. 퓰러 교수는 지난 1962년 럿거스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뒤 미시시피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어 코넬대에서 지역계획 및 경제개발학 박사과정을 마쳤다. 이후 경제관련 논문 등으로 각종 상을 수상했으며 지난 1997년에는 ‘이코노믹 클럽 오브 워싱턴’으로부터 ‘올해의 교육자’상을 수상했다. 그는 현재 알링턴시 로잘린에서 아내와 함께 살고 있다. 자녀로는 출가한 두 딸을 두고 있다. 이성은 기자